97세 日 최고령 대학생 우타가와 도요쿠니씨 사망

  • 입력 2000년 11월 17일 18시 33분


97세의 나이로 긴키(近畿)대 법학부(야간) 2학년에 재학중이던 일본 최고령 대학생 우타가와 도요쿠니(歌川豊國)가 13일 사망했다. 그는 오사카(大阪)시의 자기집 목욕탕에 빠져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사인은 급성 심장질환.

풍속화가의 집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가업을 이어 줄곧 붓을 잡아왔다. 그러나 80세가 넘으면서 중고교 교과서를 통해 새로운 배움의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독학으로 96년 오사카의 모모타니(桃谷)고교 야간과정에 입학해 3년 과정을 마친 뒤 99년 긴키대학에 입학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증손자뻘 되는 학생들과도 잘 어울려 축제나 소풍에도 빠진 적이 없었다. 대학 입학 후에는 늘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았다. 그는 평소 “모든 것이 너무 재미있어 한눈 팔 틈이 없다”고 말해 왔다. 지난해에는 ‘96세의 대학생’이라는 책을 펴내 만학의 기쁨을 알리기도 했다.

우타가와씨는 대학 입학 후 “졸업을 하면 100세가 되지만 내친 김에 대학원에 올라가 박사학위까지 받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희망은 결국 나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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