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紙 "中, 제1의 敵은 미국"…"최대 장애물로 간주"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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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쓴 가면을 벗겨라.’

최근 중국에서 미국의 존재는 중국을 위협하는 ‘제 1의 적’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이같은 반미감정 때문에 차기 미 행정부의 대중(對中) 관계 개선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보도했다.

WP는 이날 ‘미국의 위협’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릿기사에서 “98년 이후 중국 지도층은 미국이 강력한 중국을 원치 않는다는 믿음으로 뭉쳐있다”면서 “온건파들 사이에서조차 향후 10년 내 미국과 ‘결판’을 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전쟁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의견은 극소수지만 미국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대두된 것은 지난 30여년간 중국이 유지해온 안보정책과 대미관계에 비추어볼 때 ‘의미심장한 사태’라고 WP는 밝혔다.

중국 내 미국 평가가 악화된 것은 대만 통일, 아시아 석유공급 통로인 남중국해 장악 등 중국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2대 목표에 미국이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98년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확장, 주룽지(朱鎔基)총리의 미국 방문, 베오그라드 중국대사관 피격, 미국 내 중국스파이 논란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중국 내 반미 감정은 더욱 깊어졌다.

이 신문은 “중국에서 미국의 간섭에 반대하는 국수주의자들의 모임인 ‘레드 팀’이 세력을 얻고 있다”면서 “지도층이 미사일과 핵무기 확장을 골자로 하는 군사증강 계획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WP는 “중국이 미국과 지난해 950억달러 규모의 교역을 성사시키면서 경제 관계는 나아지고 있지만 안보 군사적 이해관계 때문에 경제 문제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밝혔다.이 신문은 “중국에서는 현재 ‘우파로 변하는 것보다는 좌파를 고수하는 것이 낫다’는 유행어가 인기”라고 소개했다.

WP는 “중국이 미국을 잠재적 적국으로 보는 점에서는 갈수록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이러한 도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지도부의 의견일치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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