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법정논란 샴쌍둥이 부모패소 분리수술 실시

  • 입력 2000년 11월 7일 01시 21분


분리 수술을 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로 법정에서도 논란이 됐던 영국의 샴쌍둥이(신체가 붙어 있는 쌍둥이)가 6일 마침내 수술에 들어갔다.

하복부가 붙은 채 태어난 쌍둥이 자매, 조디와 메리는 이날 맨체스터의 세인트메리 병원에서 18시간이 걸리는 마라톤 수술에 들어갔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수술팀은 영국 각지의 신경전문의 외과의 등 20명. 몸이 붙은 채로 놔둘 경우 머지 않아 두 아이 모두 숨질 것이 확실한 만큼 분리수술을 실시해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조디라도 살리기 위한 수술이다.

조디와 메리는 8월 하복부가 붙은 채 태어났다. 상반신은 따로 있으나 다리는 1쌍 밖에 없는 전형적인 샴쌍둥이였다. 의료진은 생후 3개월내 분리수술을 하지 않으면 모두 죽게 된다고 주장하며 분리수술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비록 불완전한 생명체이지만 수술 후 한 생명체가 죽게 되기에 법원의 특별허가가 필요했다.

부모는 종교적 이유로 수술을 반대하며 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패소했다. 또 민간단체인 친생명연대(PLA)가 10월 수술 금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3일 패소해 수술이 이뤄지게 됐다.

이번 수술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붙어 있는 척추신경을 분리하는 것이다. 이 수술을 시작하기 직전에 수술팀은 조디의 심장에서 메리한테 공급되는 혈액을 차단한다. 이때 메리 는 비록 짧은 동안이었지만 함께 지냈던 자매 조디 에게 남은 생명의 숨결을 불어 넣어주고 이별을 하게 된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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