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軍50여명 반란…후지모리 하야등 요구

  • 입력 2000년 10월 30일 23시 39분


대선 부정시비와 야당 매수사건으로 시작된 페루 사태가 내전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페루 남부 모케과주에 주둔 중인 대공포 부대장 오얀타 모이세스 타소 중령 등 군인 50여명이 29일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의 하야와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전 국가정보부장의 구속을 요구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CNN방송 등 외신이 전했다.

타소 중령은 한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후지모리는 군 최고지도자의 자격을 상실했으며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나올 때까지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이끄는 반란군은 장교 2명, 사병 50명과 민간인 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주둔지 사령관인 오스카르 바르달레스 장군 등 5명을 인질로 붙잡고 안데스 산맥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란군은 수도 리마로부터 1100㎞ 떨어진 칠레 국경 부근의 한 광산을 점령해 식량과 연료를 공급받았다.

페루 정부는 쿠데타가 발생한 직후 현지에 병력을 파견해 진압작전에 들어갔다. 병력을 태운 정부군 트럭과 헬기가 반란군 추격작전에 나서자 반란군은 추격을 피해 동부 산악지대로 이동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9일 전했다.

한편 퇴역 군인과 대학생 50여명은 이날 리마시내 군사령부 앞에서 반란군 지지와 후지모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군 참모본부 앞에서도 시민 60여명이 타소 중령 지지 시위를 벌였다.

<백경학기자> Stern100@dong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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