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프랑스에서는 모든 성인을 기리는 가톨릭 명절인 11월1일 만성절에 국화꽃을 들고 가족과 친지의 묘소를 찾는 풍습이 지켜져 왔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의 판촉전략으로 핼러윈데이가 프랑스에 상륙하면서 3, 4년 전부터 프랑스 청소년의 새로운 명절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 전화카드회사는 10월 초부터 가족 친지에게 전화를 걸어 ‘해피 핼러윈’ 인사를 나누라는 판촉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여행사들도 28일부터 만성절 휴가와 방학에 들어간 청소년 및 직장인들을 겨냥한 핼러윈 패키지 여행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핼러윈 시장규모는 98년 18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식인들은 “햄버거와 코카콜라가 프랑스의 식탁을 잠식하듯 미국의 핼러윈 호박들이 프랑스 문화를 침공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니스에서는 가톨릭 사제들이 핼러윈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가톨릭 교회도 “미국에서 직수입된 사탄의 축제가 프랑스 청소년들을 망치고 있다”고 개탄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