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피플파워 '13년독재' 종식…야당 정권인수

  • 입력 2000년 10월 6일 18시 31분


지난달 24일 대선 이후 대규모 시위가 계속됐던 유고의 베오그라드에서 5일 20만여명이 참여한 민중 봉기가 일어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13년 철권통치를 사실상 종식시켰다.

이에 따라 야당 대통령 후보인 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가 6일 오후 1시 베오그라드 시청 앞 광장에서 유고연방 대통령에 취임한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향후 사태 전개의 핵심 변수가 될 군부는 이날 새벽부터 베오그라드 시내 모처에서 마라톤회의를 가진 결과 “군부는 정치적 문제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헌법에 규정된 테두리에서 행동할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고 국영 탄유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유고 시민과 야당은 5일 연방 의사당과 국영 방송 및 언론매체를 장악했으며 야당인 세르비아민주야당(DOS)은 이날 군부와 경찰, 경제계 등과 합동으로 위기 정국을 관리해 나갈 과도정부 성격의 비상위원회를 설립해 가동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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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투니차 후보는 6일 국영 TV방송에 출연해 “지금 여러분 앞에 있는 사람이 엄청나게 어려운 과제를 안은 채 직무를 수행해 갈 유고슬라비아의 대통령”이라고 선언하고 “나의 임기는 매우 짧을 것이며 길어도 1년6개월 이내에 새 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자유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베오그라드에 급파된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아직 베오그라드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 국무부는 6일 “유고의 새 정부를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유럽연합(EU)은 9일 유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박제균기자·외신종합연합〉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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