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 "물러나지 않겠다"…퇴임요구 파업 확산

  • 입력 2000년 10월 3일 19시 31분


유고 전역에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총파업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3일 유고 육군 참모총장이 파업중인 탄광 광원들의 작업 복귀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을 유보한 채 침묵을 지켜왔던 군부의 파업 사태 개입은 유고 정국에 미묘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유고 군부의 최고 실력자인 네보이사 파브코비치 육군 참모총장의 파업 중단 발언이 바로 군부의 행동으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단 야당이 주도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 및 총파업으로 유고 사회가 이틀째 마비 상태에 빠진 것에 대한 선언적인 경고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이다.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2일 TV 연설을 통해 야당과 서방을 맹비난하면서 하야 요구를 일축한 채 8일 대선 결선 투표를 강행할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야당의 대선 승리는 발칸 반도를 서방에 내주는 꼴이 될 것”이라며 세르비아민주야당(DOS) 등 야당을 서방의 하수인들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밀로셰비치 하야 촉구 대회가 두 차례 열린 것을 비롯해 포자레바치와 차차크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위대가 도로 곳곳을 봉쇄했다. 친(親)밀로셰비치 입장이었던 국영 베오그라드 라디오 방송 기자들과 RTS TV 기자들 일부가 파업 대열에 가세하는 등 그에 대한 퇴진 요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DOS의 지도자인 조란 진지치는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2일 연설은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 야당 대통령 후보와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동생인 보이슬라브 밀로셰비치 모스크바 주재 유고 대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재 제의를 거부했다.

스위스 정부는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비롯해 유고 고위 관리들의 명의로 개설된 은행 계좌 100여개를 동결했다.

〈베오그라드·모스크바·베른=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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