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자-스낵브랜드 그림책 美서 히트

  • 입력 2000년 9월 25일 18시 55분


‘M & M 초컬릿 산수책’ ‘버거킹 덧샘 뺄셈’ ‘피자헛 분수 공부’….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과자나 인스턴트 식품의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한 어린이 그림책이 미국에서 인기다. 하퍼콜린스, 사이몬 앤 슈스터, 스콜라스틱 같은 굴지의 출판사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어 수 백만권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 최근호는 “스낵 음식이 어린이책의 스타가 됐다”고 보도했다.

‘스낵―브랜드 어린이책(snack―brand children book)’은 아이들에게 친숙한 식품의 로고와 제품, 홍보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한다. 상표와 캐릭터를 이용해 아이들에게 덧셈 뺄셈, 분수 같은 셈법을 가르치는 책이 많다. 주인공은 M & M 초컬릿, 허쉬 초컬릿, 오래오 쿠키, 피자헛 피자, 켈로그 콘푸레이크 등이다.

낯익은 상품이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이 쉽게 빠져든다. 사이몬 앤 슈스터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이용한 ‘치리오스 플레이 북’ 시리즈는 2년간 120만권이 나갔고, 지난해 수 십만권이 팔린 책도 여럿이다.

‘스낵―브랜드’ 어린이책의 시초는 1994년 한 중소 출판사에서 출간한 ‘M & M 브랜드 카운팅 북’이다. 미국의 한 교사가 아이들에게 친숙한 제품을 이용한 그림 교재로 산수를 가르친 것이 큰 효과를 보자 책을 낸 것이다. 이에 자극받은 대형 출판사들이 2,3년전부터 가세하면서 이 분야는 어린이책 중 가장 급팽창하는 분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한 비판론도 적지 않다. 출판사가 식품회사에 거금의 로열티를 주고 출간한다지만 ‘아이들 교육을 빙자한 간접광고’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 최대의 출판그룹인 랜덤 하우스가 올해 타코 벨 피자를 이용한 시리즈물을 기획했다가 포기한 것도 이런 비판을 의식한 때문이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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