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르포]수자원 3600t…댐19개 대역사 꿈꾼다

입력 2000-09-21 19:01수정 2009-09-22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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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는 중국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 다음으로 큰 성이다. 면적이 120만㎢. 중국 전체의 8분의 1을 차지하며 한반도의 6배 크기다. “그러나 사막이 대부분인 신장과는 달리 티베트는 물의 천국”이라고 티베트자치구 발전계획위원회 왕잉차이(王英才)처장은 말한다. 티베트가 갖고 있는 자원의 무한한 잠재력은 아직 정확하게 평가된 적이 없다.

히말라야산맥에서 발원한 야루장푸강은 티베트고원을 가로질러 인도로 흘러든다. 티베트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탕구라산맥을 따라 누(怒)강과 란촹(瀾滄)강이 흐른다. 누강은 태국의 셀윈강, 란촹강은 메콩강으로 변한다. 또 티베트고원 북부 바옌카라산맥를 흐르는 진사(金沙)강은 양쯔(揚子)강에 합쳐진다.

티베트의 강들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연간 3600억t. 우리나라의 5배가 넘는다. 티베트는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수자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들 강의 지류에 소규모 댐들을 만들어 전기를 자급자족하는데 그치고 있다. 불과 250만명의 인구에다 이렇다할 공업시설도 없기 때문이다.

“이 수자원을 개발하자는 게 ‘남수북조(南水北調)’프로젝트, 즉 남쪽의 물을 북쪽으로 끌어대는 일”이라고 왕처장은 설명했다.

중국의 북부지역은 늘 물 부족에 시달려왔다. 산시(陝西)성 일대의 황토고원은 빠르게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고, 황허(黃河)의 단류현상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국은 일찍이 춘추전국시대부터 ‘물’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수(隋)나라의 양제(煬帝)가 완성한 대운하가 그 대표적인 것이다. 중국은 이를 동쪽에 있다고 하여 ‘동선(東線)’이라고 부른다.

이제 티베트고원의 물을 서북부 황토고원으로 끌어들이는 일은 ‘대서선(大西線)’으로 불린다. 6개 강줄기를 가로막고 19개의 댐을 만들어야 하는 대역사다. 대수로 길이만 1800㎞. 중국은 올해 시작한 서부대개발 구상안에 이 프로젝트를 포함시켰다.

티베트는 광산자원도 아주 풍부하다. 희귀금속인 리튬은 전 세계 매장량의 절반에 이른다. 구리와 크롬 붕사 암염도 많이 매장돼 있다.

게다가 관광자원도 개발여지가 무한하다. 태고의 신비가 간직된 대자연에다 유목민족인 티베트인들의 전통문화, 거기에 티베트불교의 밀교적인 신비감까지 곁들여 관광지로는 더할 나위 없다.

그러나 각종 개발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는 열악한 교통 사정이다. 티베트 내 주요도시를 잇는 간선도로조차 불통되기 일쑤다. 이번 취재도 처음 일정에는 티베트 제2의 도시인 르카쩌(日喀則)를 방문키로 돼 있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홍수로 도로가 끊겼다는 것이다. 쓰촨(四川)성과 티베트를 잇는 촨창(川藏)공로도 이번 여름 산사태로 곳곳이 끊겨 한달 가량 불통됐다.

중국은 이 같은 교통사정을 개선하기 위해 향후 5년간 티베트의 도로건설에 230억위안(약 3조원)을 투자한다. 또 칭하이(靑海)∼티베트∼윈난(雲南)을 잇는 철도 부설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철도부설에는 700억위안(약 9조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티베트자치구 외사판공실의 볜바자시(邊巴札西)부주임은 “여름에 물이 스며들었다가 겨울에 얼어 솟아오르면서 구조물을 망가뜨리는 열융(熱融)현상이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얼빈에서 수 차례 세미나를 갖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보다 더 큰 논란거리는 투입 대 산출의 효용성 부분이다. 과연 그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 철도와 도로를 건설하는 게 경제성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티베트상업보의 천쥔(陳軍) 부편집인은 이렇게 말했다.

“이는 경제논리로만 따질 게 아니다. 티베트의 안정과 발전이라는 문제는 경제논리를 뛰어넘는 것이다.”

▼中-印 티베트 관할권 대립…달라이라마 문제도 갈등▼

중국과 인도간의 전쟁을 그린 가상소설이 지난달 인도에서 출간됐다. 인도 유명작가 험프리 헉슬리가 쓴 이 소설의 제목은 ‘드래건 파이어(용의 불)’.

2007년 5월 인도에서 훈련받은 티베트유격대가 티베트로 진공해 라싸를 점령한다. 중국은 즉각 반격에 나서나 인도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결국 중국은 핵무기로 공격해 인도를 굴복시키기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이 책은 인도 국방장관이 “인도인이면 모두 읽어야 할 것”이라고 해 화제가 됐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인도 전쟁의 발단을 티베트로 상정하고 있는 점이다. 티베트는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양국의 주장은 서로 다르다. 인도는 영국이 인도를 지배할 때 획정한 ‘맥마흔선(線)’이 중―인 경계라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은 과거 티베트가 관할했던 ‘전통 관습선’을 따라야 한다고 내세운다.

인도는 50년대 초반 중국군이 티베트 국경에 제대로 배치되기 전에 맥마흔선을 따라 군대를 배치해 버렸다. 이 때문에 중국군이 국경으로 배치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일어났다.

그러다 보니 양국에서 만든 지도도 서로 다르다. 양쪽이 분쟁지역을 자국 영토로 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인도에 9만㎢를 빼앗겼다고 강조하고 있고 인도는 아직도 12만㎢를 수복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인 간에는 달라이라마 문제도 얽혀 있다. 중국은 1959년 달라이라마를 중심으로 한 티베트 봉기가 인도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지금도 인도가 티베트독립을 부추긴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인도는 달라이라마의 인도 망명은 전통적 친교 때문이며 인도가 티베트에 대한 연고권이 있다고 주장한다. 과거 티베트 변경에서 번성했던 국경시장은 티베트를 둘러싼 중―인 간의 갈등으로 인해 60년대 중반 이래 폐쇄돼 있다.

<라싸〓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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