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사교모임 '프라이데이 클럽'

  • 입력 2000년 8월 31일 19시 49분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옆에 자리한 영국대사관 지하 1층 ‘아스톤홀’에서는 매주 금요일 밤 ‘민간 외교의 장(場)’이 펼쳐진다. 오후 5시반부터 영국 대사관 직원이나 상사주재원들이 초청한 한국인 등이 모여 영국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교 모임 ‘프라이데이 클럽’이 열리는 것이다.

영국 석유회사 BP, 영국계 HSBC 은행, BAE 시스템스, 롤스로이스 등 한국에 들어와 있는 영국 상사의 주재원들이 프라이데이 클럽을 한국인들을 초청해 우애를 나누는 기회로 삼는다. BBC나 파이낸셜타임스 등 영국 언론사의 기자들이 취재원들과 동행하기도 한다. 대사관 관계자는 “대략 하루 150여명이 찾아오며 미국인 호주인들도 어울려 ‘다국적 사교계’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아스톤홀’ 옆에는 ‘브리티시 클럽’이라는 바도 있어 자연스럽게 ‘다국적 술 문화’까지 형성된다. 6월에는 “한국 문화를 알려면 소주 맛을 알아야 한다”는 한국인의 제안으로 ‘소주 칵테일의 밤’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수박 파인애플 등 각종 과일을 소주에 담아 시음하는 기쁨을 누렸다.

‘프라이데이 클럽’은 영국에 널리 퍼져있는 선술집 ‘펍(pub)’을 차용한 것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영국에는 마을마다 건전한 ‘사교의 장’으로 활용되는 펍이 있으며 게중에는 수백년 된 것도 있다”며 “‘프라이데이 클럽’은 한국에 자리잡은 펍인 셈”이라고 말했다. ‘프라이데이 클럽’은 봄에는 ‘뮤직 나잇’, 가을에는 ‘할로윈데이’ 행사도 열어 한국인에게 영국 문화를 맛보게 하기도 한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