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웬사 '前歷의혹' 벗었다…법원, 무혐의 판정

  • 입력 2000년 8월 12일 01시 01분


자유노조 ‘솔리다르노시치(연대)’를 창설해 폴란드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부상했던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이 ‘과거 전력’ 때문에 곤욕을 치른 끝에 10월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폴란드 특별법원은 11일 바웬사의 과거 전력을 규명하기 위해 열린 청문회를 마친 뒤 “바웬사는 비밀경찰에 협력하지 않았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바웬사는 이날 판사가 평결문을 읽는 동안 허리를 뒤로 젖힌 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청문회는 고위 공직선거 출마자에 대해 과거 공산정권에 협력했는지 여부를 가리도록 규정한 특별법에 따라 열렸다. 출마자가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판명되면 10년 간 공직출마가 제한된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70년대 ‘볼렉’이란 암호명으로 당시 비밀경찰의 끄나풀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바웬사는 이날 청문회에서 “(내가 비밀경찰의 끄나풀 역할을 했다는 내용의) 비밀경찰 문서 사진은 조작된 것”이라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전직 경찰 한명도 1983년 바웬사가 노벨상을 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진을 조작했다며 바웬사의 편을 들었다.

바웬사가 대선에 출마해도 현재로선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근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95년 대통령으로 당선된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현 대통령이 53%의 지지를 얻고 있는 반면 바웬사의 지지율은 3%에 불과하다.

<바르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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