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올브라이트, ARF폐막때 개사곡 세레나데 불러

  • 입력 2000년 7월 30일 19시 03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2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폐막 파티장에서 브로드웨이 스타일로 차려 입고 나와 화려한 ‘라이브 쇼’를 선보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날 올브라이트는 백남순(白南淳)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을 마친 뒤 턱시도와 실크 해트 차림으로 바꿔입고 나와 골프채를 든 채 무대를 돌면서 노래했다.

올브라이트는 노래말을 바꾼 개사곡 세레나데를 부르면서 “처음에는 백외무상이 무례한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대단히 세련됐더군요∼ 친구들을 만드세요. 장벽을 허무세요∼”라고 충고했다.

그는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에게는 “내 가장 가까운 벗 가운데 하나여, 당신의 사랑이 식는다면 난 미 제7함대를 부를 테야∼”라고 노래했다.

올브라이트는 알위 시하브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을 향해 돌아서서는 “루피아화의 가치가 떨어져도 나는 계속 바라보기만 할 거예요”라고 속삭였다.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는 “코소보와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패권이 될 만한 것들을 나는 결코 충분히 얻을 수 없더군요…이것이 미국의 길이라네”라고 읊조렸다.

그는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일본 외상 앞에서는 오키나와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회담에 참석 못한 것을 사과하고, 마하티르 모하마르 말레이시아 총리가 미국에 불간섭을 요구한 것에는 냉소적으로 대하는 등 ‘할 말을 노래로 대신 다 했다’는 평.

이같은 여흥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 외무장관회담의 관행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이날 수린 피추완 태국 외무장관은 화장한 얼굴에 귀고리를 한 채 나타났으며, 호주의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엘비스 프레슬리 흉내를 냈다.

그러나 파티 참석자를 ASEAN과 일부 관계국 참석자들로만 국한해 백외무상과 각국 언론인들은 참석하거나 장내 취재를 할 수 없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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