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짝짓기회담' 진풍경]의전-통역생략 商談하듯

  • 입력 2000년 7월 26일 18시 31분


창문을 열면 방콕의 명물인 차오프라야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로열 오키드 쉐라톤호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회의장이기도 이 호텔은 26일 ARF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서로 상대를 바꿔가며 연쇄 양자회담을 갖는 바람에 온종일 북적거렸다.

로비에서 A국 외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다시 연회장 한 쪽에서 B국과, 그리고 커피숍에서 C국과 회담을 갖는 식이어서 마치 중매회사의 ‘짝짓기 행사’가 벌어진 듯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ARF측은 이날 하루에만 23개 회원국들간에 총 50회 이상의 외무장관회담이 열린 것으로 집계했다.

ARF는 다자간 안보협의체이지만 현안이 있는 회원국들간에 장소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를 하는 것이 특징. 의전 절차도 생략하고 통역도 없이 마치 상담(商談)하듯이 회담을 한다. 시간은 국가별로 조금씩 다르나 대개 20∼30분을 넘지 않는다. 따라서 외무장관들의 순발력과 기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도 이날 미국 일본 캐나다 중국 러시아 북한 등 6개국과 회담을 가졌다. ARF에 새로 가입하는 북한의 백남순(白南淳)외상도 한국 일본 캐나다 태국 등 4개국과 회담했다. 백외상은 한국을 제외하고는 통역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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