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가신용 한단계 낮춰…英 피치IBCA 등급조정

  • 입력 2000년 6월 30일 00시 06분


영국계 신용평가회사인 피치IBCA가 29일 오후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등급 낮췄다. 이에 따라 이날 엔화가치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급등락을 거듭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에서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춘 것은 1998년 11월 미국의 무디스가 처음으로 최상급인 Aaa에서 Aa1로 낮춘 지 1년 반 만의 일이다.

피치IBCA는 “일본의 재정건전도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일본의 엔화표시채권 신용등급을 AAA에서 한 등급 낮은 AA+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특히 “일본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채무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가운데 최고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재정적자는 3월말 현재 GDP의 130%(645조엔)에 이른다. 특히 25일 실시된 중의원 총선에서 경기회복을 우선시하는 자민-공명-보수 연립여당이 절대안정의석을 차지함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재정지출을 늘려 적자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날 일본의 신용등급 조정은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일본 새내각이 국가신용도 유지를 위해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앞서 무디스도 2월 일본의 엔화표시국채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발표해 후속 조치가 주목된다.

한편 일본 도쿄(東京)외환시장에서는 이날 오전 일본은행이 제로금리정책을 해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굳어지면서 달러당 엔화환율이 전날보다 0.77엔 하락(엔화가치는 상승)한 104.70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피치IBCA가 곧 일본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다시 엔화환율이 105엔대 전반까지 올랐다가 안정세를 회복해 104.87엔으로 마감됐다. 이는 전날보다 0.6엔 떨어진 수치.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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