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미사일회담 내달10일 재개

  • 입력 2000년 6월 29일 19시 27분


북한과 미국의 미사일 회담이 지난해 3월 평양에서 열린 4차 회담 이후 1년4개월 만에 재개된다.

미 국무부는 28일 “미국과 북한은 다음달 10∼12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미사일 협상(5차)을 갖기로 했다”며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수출과 미사일 개발계획에 관한 미국의 우려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이슈가 다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미국측은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비핵확산 담당 차관보가, 북한측은 장창천 외무성 미주국장이 수석대표로 대표단을 이끈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들이 궁핍한 처지에 있는 국가에서 군사 분야에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큰 비극 중 하나”라며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클린턴 대통령은 또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최근 북한이 취한 미사일 발사 유예조치에 고무돼 있지만 북한은 아직 미사일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이를 염두에 두고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이번 미사일 회담으로 인해 북한 미사일 문제가 사라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문제 해결의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이번 미사일 회담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예민한 군사 현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자리여서 북한의 대외전략에 의미있는 변화가 있는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 미사일의 수출 중단요구와 함께 미사일의 개발 생산 배치 등에 제동을 걸려고 하는 반면 북한은 미사일 개발이 주권국의 자주권에 속한다며 미국이 보상을 할 경우에 한해 수출만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큰 진전을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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