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외무 "北과 예정대로 외교수립해야"

  • 입력 2000년 6월 22일 17시 13분


필리핀의 도밍고 시아손 외무장관은 비록 무슬림 반군들이 북한산 무기를 구입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당초 예정대로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22일 말했다.

시아손 장관은 ABS-CBN 텔레비전 방송 회견에서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으면 무슬림 반군에 대한 무기공급 중단 방안을 북한과 협의할 수도 있고 북한이 다른 아시아국가와 안보문제를 논의토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시아손 장관은 무슬림 반군이 북한제 무기를 구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에는 무기 판매를 중단하도록 북한과 공식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호세 칼림린 육군중장 겸 군정보 책임자는 이주초 분리주의 단체인 모로 이슬람해방전선이 북한에서 대공 및 대전차 무기를 포함한 새 무기를 구입하기 위해 국제테러리스트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에게 300만달러를 받았다고 말했다. 칼림린 중장은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이 지난달 무기거래를 논의하기 위해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북한 관리를 만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모로 이슬람 반군은 이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으며 칼림린중장은 나중에 프랭클린 드릴론 상원의장에게 북한 정부는 무기거래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북한과 필리핀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연례 각료회의 전인 내달께 공식외교관계를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북한은 아세안이 미국 캐나다 일본 러시아 인도등 12개국과 지역 안보 문제를 협의하는 아태지역 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포럼 참가를 요청받은 상태다.

그러나 북한은 10개 아세안 회원국 모두와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을 경우에는 아세안지역포럼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해 왔다. 현재 아세안 회원국 중 북한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은 국가는 필리핀이 유일하다. 북한은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시도의 하나로 아세안지역포럼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마닐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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