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제도 쿠데타, 피지서 '힌트'얻었다

  • 입력 2000년 6월 6일 21시 11분


남서태평양 솔로몬제도에서 4일 발생한 쿠데타는 지난달 19일 인근 피지에서 일어난 쿠데타와 매우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호주를 비롯한 서방 언론들이 이번 쿠데타를 주도하고 있는 앤드루 노리가 피지 쿠데타의 주역인 조지 스파이트로부터 힌트를 얻은 것이 확실하다고 보도할 정도.

쿠데타 세력인 ‘말라이타 독수리군’은 4일 바톨로뮤 울루파알루 총리를 구금한 채 총리직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마헨드라 쇼드리 총리 등 집권당 의원을 억류하고 권력이양을 요구한 피지 쿠데타 세력의 행보와 그대로 닮았다.

인도계와 원주민간의 갈등으로부터 촉발된 피지의 쿠데타처럼 솔로몬제도의 경우도 인종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솔로몬제도의 주도(主島)에 해당하는 과달카날에서는 최근 18개월동안 말라이타 독수리군과 또다른 반군단체인 ‘이사타부 자유운동’간의 갈등이 계속돼 왔다.

과달카날 원주민 세력인 이사타부 자유운동이 말라이타 섬 출신 이주자들이 자신들의 토지와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박해를 가하자 말라이타 독수리군이 이에 저항했던 것. 이 과정에서 최소 60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한편 쿠데타 이틀째인 6일 솔로몬제도의 수도 호니아라 외곽의 헨더슨 필드 공군기지 근처에서 말라이타 독수리군과 이사타부 자유운동간의 교전이 벌어져 최소 4명이 부상했다고 뉴질랜드 관리들이 밝혔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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