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연의 날]지구촌 年400만명 담배로 사망

  • 입력 2000년 5월 29일 19시 28분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금연의날(World No Tobacco Day)’.

의학계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은 폐암 등 각종 암을 비롯해 심장병 뇌졸중 호흡기질환 등 모두 25가지에 달한다.

WHO는 현재 전세계에서 흡연이 유발한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일년에 약 400만명에 달하며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2020년대에는 약 1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망자 7명 가운데 한명은 담배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되는 셈이다.

다행히 전세계의 담배 소비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99년 한해 동안 1인당 담배 판매량은 전년도에 비해 8%나 감소했으며 담배 수출량도 2500만갑이나 줄었다.

장기적으로 보면 담배 소비량 감소현상은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1인당 연간 담배 소비량은 80년의 2810개비에서 지난해에는 1633개비로 42%나 격감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담배 소비량이 85년에 비해 19%가 줄었으며 중국은 90년에 비해 8%, 일본은 92년에 비해 4%가 각각 감소했다. 전세계 평균치를 보면 1990년 1027개비를 정점으로 매년 줄어 작년 915개비에 이르렀다.

담배 소비 감소는 각국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과 흡연 규제로 흡연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TV와 라디오에서 담배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2006년까지 역내 모든 국가에서 담배 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최근 통과시켰다. 태국 정부도 올해 흡연장면이 나오는 영화나 TV프로그램을 금지시키는 법안을 상정하는 등 금연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담배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는 보고가 과장된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후진국과 10대 청소년, 그리고 젊은 여성의 흡연인구는 오히려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

‘범 미국 건강기구’의 금연전문가인 헤더 셀린은 “담배 소비 관련 통계는 불완전한 것이며 아직도 제3세계의 흡연 인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도 전세계적으로 18∼24세의 흡연율이 25∼44세 수준에 이르는 등 흡연 관련 사망자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선진국과 후진국 모두 여성 흡연자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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