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주간지, 오부치 병상모습 공개 논란

  • 입력 2000년 5월 21일 20시 27분


일본의 한 주간지가 14일 타계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전총리의 병상 모습을 찍은 사진을 게재해 ‘독자의 알 권리’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졌다.

고단샤(講談社)에서 펴내는 사진물 위주 주간지 프라이데이는 6월2일호에서 인공호흡장치를 달고 있는 오부치 전총리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전문가들은 흑백사진의 상태가 좋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일회용 카메라를 개조한 특수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언제 어떻게 이 사진을 찍었고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에 대해 이 잡지는 밝히지 않았다. 잡지는 입원 직후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관방장관이 총리 임시대리로 취임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미디어 관련 학자들은 “중환자실에서 사진을 찍은 것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극도의 안정을 취해야 하는 환자에 대한 인권침해이자 극도의 상업주의다” “병원이 의료용으로 찍었더라도 언론에 흘려 보도한 것은 윤리상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잡지사측은 “현재 투병 중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사진프리랜서 등 일부 미디어 관련자들은 “오부치 전총리의 상태를 정확히 알리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독자의 알 권리’가 더 소중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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