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터]사우디, 포르노사이트와의 전쟁선포

  • 입력 2000년 5월 17일 16시 25분


"인터넷 포르노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작전은 여전히 진행중이지만, 사우디 당국자들은 자신들이 인터넷상의 포르노 차단 작전에서 승리했다고 장담하고 있다.

인터넷이 일반화되면서 만물상자가 되어버린 요즘, 인터넷만 항해하면 폭탄을 제조하는 방법에서부터 돈 버는 방법은 물론이고 사이버 섹스에 이르기까지 온갖 정보를 다 챙길 수 있다. 폐쇄된 사회이건 개방된 사회에건 이제는 안방 깊숙히 들어와 있는 인터넷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통제하기 위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사우디는 인터넷 포르노와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작전명은 "포르노를 차단하라". 특명을 하달받은 정보통신 관계자들은 인터넷상에 우후죽순처럼, 치고 빠지는 유령과도 같은 수많은 포르노 사이트들이 사우디인을 현혹하지 못하도록 하는 긴급작전을 수행했다.

작전은 여전히 진행중이지만, 당국자들은 자신들이 인터넷상의 포르노 차단작전에서 승리했다고 장담하고 있다.

이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는 전문 검열관이 아닌 일반 컴퓨터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고, 주요 임무는 인터넷의 음란물을 감시 감독하는 것. 물론 이 기구는 정부 산하기구이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모든 주요 포르노 사이트를 봉쇄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포르노 유입 차단과 아울러 부가적인 임무인 이슬람 정신을 갉아 먹을 소지가 있는 사이트들도 차단하고 있다.

사우디 안에는 현재 30여개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가 존재한다. 이 모든 인터넷 공급 업체의 회선들은 정부의 중앙 제어장치(node : 네트워크의 분기점이나 단말장치의 접속점을 의미)를 통과하고 있다.

모든 포르노 사이트를 봉쇄했다지만 굳이 포르노를 보려는 이들까지 차단할 방법은 아직 막연하다. 국제전화를 이용하여 외국의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를 통하여 음란사이트를 즐기는 것까지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사우디 인터넷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인터넷이 일반에 개방된 것이 18개월 전의 일이다. 이런 이유로 아직 사우디에는 전자 상거래 개념이나 관행이 자리하지 않고 있다. 인근 아랍에미레이트(UAE)나 바레인이 이른바 전자 도시를 지향하고 온라인 정보를 모색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사우디는 포르노를 비롯 잡동사니 문화로부터 보수적인 사회문화를 지켜내야 하는 과제도 과제지만, 세계 흐름에 뒤쳐지지 말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개방과 보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만 하는 현실이다.

김동문 <동아닷컴 인터넷기자> yahiya@hani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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