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흉악범죄 범인 10대가 많다…소년범 엄벌여론 높아

  • 입력 2000년 5월 4일 19시 49분


최근 일본인들을 경악하게 한 흉악범죄의 범인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10대들이다. 이 때문에 일본 교육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소년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본 경찰은 4일 오전 5시경 히가시히로시마(東廣島)시 고속도로변 휴게소에 정차해 있던 버스에 무장경찰을 투입해 고속버스 납치범을 검거했다. 운전사를 칼로 위협해서 15시간 이상 고속버스를 납치하고 60대 여자승객을 살해한 범인은 17세 소년이었다. 범인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2일에는 아이치(愛知)현 도요카와(豊川)시의 고교 3년생이 60대 주부를 망치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도 17세이다.학교에서 우등생인 그는 “살인경험을 하고 싶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이들 사건 전에도 일본 언론은 지난달 5일 나고야(名古屋)의 중학생 4명이 동급생을 때리고 협박해 5000만엔을 뜯어낸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일본경찰청에 따르면 살인 등 강력 사건으로 검거된 청소년은 90년 122명에서 98년 284명(살인 115, 강도살인 26, 상해치사 143)으로 배 이상 늘었다.

흉포화하고 있는 소년범을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일본 정부는 지난해 1949년 제정 후 한번도 손을 대지 않은 소년법을바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전총리에 이어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도 교육개혁문제를 내각의 최우선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학급붕괴 이지메(집단괴롭힘) 교내폭력 학력저하 등교거부 등 교육문제의 뿌리가 워낙 깊고 넓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는 형편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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