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스마트 신용카드 해킹 '충격'…해커2명 암호 파괴

  • 입력 2000년 4월 26일 19시 22분


프랑스가 전세계에 자랑해 온 스마트형 은행신용카드의 신용이 해커 두 사람의 공격 앞에 맥없이 무너졌다.

최근 두 명의 해커가 난공불락인 것으로 보이던 프랑스 은행신용카드 상호지불센터의 중앙 보안망에 유유히 침입했다. 이들은 은행신용카드의 암호시스템을 파괴하고 자신들이 알아낸 암호해독시스템을 인터넷에 유포시켰다.

웬만한 정보처리 전문가라면 96가지 코드로 돼 있는 암호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조카드도 만들 수 있게 된 것.

상호지불센터는 쉬쉬하다가 해커 침입사실을 뒤늦게 공표했다. 카드로 값을 치른 뒤 영수증을 버리거나 인터넷 온라인 쇼핑 때 비밀번호가 노출되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심각하다. 프랑스 국방부 정보시스템 중앙안전국의 장 루이 데비뉴 국장은 25일 “프랑스에서 통용되는 3400만개의 은행신용카드와 카드결제단말기를 장기적으로 모두 바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커들이 유포시킨 암호해독시스템으로 만드는 위조카드는 현금자동인출기나 일반 상점의 온라인 카드결제단말기에서는 사용이 거부되지만 기차 및 지하철 승차권 구입이나 주차장 주유소 고속도로 등의 오프라인 단말기에서는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두 해커가 파리의 오데옹과 생미셸에 있는 사이버카페에서 각각 인터넷을 통해 전산망에 침입했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 이들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카드의 기억장치로 마그네틱 띠가 붙은 일반 신용카드와 달리 반도체 칩이 내장된 카드. 1974년 전직 기자 출신 로랑 모레노가 고안해 필립스사가 79년 완제품으로 개발했다. 마그네틱 카드보다 제조비가 두 배 이상이지만 보안성이 훨씬 높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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