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러 정보기관 손잡는다…요원 파견 비밀문서 공유

  • 입력 2000년 4월 17일 19시 08분


극성스러운 러시아 마피아 때문에 영국과 러시아의 정보기관이 손을 잡았다.

영화 007 시리즈의 산실인 영국 해외정보국(MI6) 요원들은 러시아 마피아 관련 자료를 얻기 위해 과거 적이었던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에 파견된다고 영국의 뉴스오브더월드가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 정보원도 MI6 런던 본부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제임스 본드가 들었으면 놀랄 일”이라고 평했다.

MI6과 소련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FSB간의 협력은 모스크바 마피아의 마약거래망을 부수기 위한 것. 이에 관련된 비밀문서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16일 런던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당선자와 이같은 내용의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협정이 조인되면 MI6는 처음으로 러시아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8000명이 넘는 국제갱단의 파일을 볼 수 있게 된다.

MI6는 그동안 러시아 마피아가 운영하는 마약거래와 판매조직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해왔다.

또 런던에서 활동중인 러시아의 ‘돈세탁’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의 강도를 높여왔다.

러시아 마피아는 날로 기승을 부려 지난해 모스크바에서만 1000건 이상의 청부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심지어 공산당 대통령 후보였던 알렉산드르 레베드장군은 “갱단이 핵탄두 100기 이상을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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