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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17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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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뉴욕 월가의 고급 두뇌들이 캘리포니아주 실리콘 밸리의 벤처기업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유명대 졸업생들도 실리콘 벨리로 대거 몰려 월가의 세계적 투자회사들에 비상이 걸렸다고 최근 전했다.
최근 월가에 가해진 최대 충격은 지난달 미국내 금융분야에서 여성으로는 최고위직이던 시티코프 그룹의 재정담당 책임자(CFO) 하이디 밀러가 인터넷 회사인 ‘프라이스라인닷컴’으로 옮긴 것. 골드만 삭스의 부사장 레니 콥튼도 지난달 실리콘 밸리의 인터넷 업체로 떠났다.
미국 최고의 경영대학원(비즈니스 스쿨)인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생의 20%가 올해 실리콘 밸리 등 하이테크 업체로 갈 예정이다. 이는 사상 처음 월가의 투자회사로 가는 인원(13%)을 넘어선 것.
고급 두뇌의 직장 선호도가 이처럼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돈 때문.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FO)는 3∼10%의 회사주식을 받고 일반 직원들도 상당수 주식을 받아 ‘월가 투자회사의 월급쟁이’에 비해 대박을 맞을 기회가 많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하루에 64명의 백만장자가 ‘주조(鑄造)된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 전했다.
월가 투자회사 ‘러셀 레이놀드 어소시에이트’의 인사담당 책임자인 클라크 머피는 “급격한 인력 유출로 회사의 장래를 의심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