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中-대만은 형제자매"…兩岸관계 화해 모색

  • 입력 2000년 4월 16일 19시 01분


천수이볜(陳水扁) 대만총통 당선자가 양안(兩岸·중국-대만) 관계를 ‘같은 문화배경과 혈연관계에 있는 형제자매 관계’로 규정해 주목받고 있다.

천 당선자는 15일 국제라이온스클럽 대만지부 행사에 참석해 “양안 인민들은 같은 민간신앙에 기초한 문화배경을 가진 혈연관계”라면서 “이런 배경 아래 믿음을 갖고 양안관계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가 양안관계를 ‘형제자매’로 규정한 것은 최근 중국과 대만을 ‘먼 친척이자 가까운 이웃’이란 뜻의 ‘원친근린(遠親近隣)’관계라고 말해 문제가 된 뤼슈롄(呂秀蓮) 부총통 당선자의 발언을 무마하고 서로의 화해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뤼 당선자는 이달 초 홍콩 케이블TV와의 회견에서 양안관계를 이렇게 말했다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대만독립 주장’이라고 반발을 샀다.

그러나 천 당선자의 이같은 전향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양안관계가 곧 회복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국 정부는 천 당선자의 당선 직후 “그의 언행을 지켜보겠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에서만 대만과 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 원칙은 중국이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대만이 인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었다.

반면 천 당선자는 “먼저 대화의 장을 만들면 그 자리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도 논의할 수 있다”며 ‘선(先)대화론’을 내세우면서 중국과 맞서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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