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히카리통신 주가 최고가대비 80%폭락

  • 입력 2000년 4월 11일 19시 51분


일본 벤처기업계의 총아로 떠올랐던 히카리통신의 주가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히카리통신 주가는 10일 도쿄(東京)증권거래소에서 주당 4만5800엔으로 마감돼 최고치였던 2월15일 24만1000엔의 5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 사업중 하나인 휴대전화판매가 부진해 1999회계연도(1999년4월1일∼2000년3월31일) 결산에서 130억엔 적자를 기록한 것이 주가폭락의 직접 원인. 시게다 야스미쓰(重田康光)사장이 투자자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주가폭락을 심화시켰다. 시게다사장은 지난달 중순 기자회견에서 “경영실적이 좋다”고 밝혔는데 10여일도 안된 지난달 30일 적자 사실을 발표한 것.

이에 투자자들은 “경영정보가 불충분하고 시게다 사장도 믿을 수 없다”며 등을 돌리게 된 것. 히카리통신 주식은 지난달 30일 7만8800엔으로 마감된 후 팔자 주문이 쏟아져 매일 하한폭인 5000엔씩 떨어졌다.

히카리통신은 휴대전화 등 통신수요 급증에 힘입어 지난해 9월 도쿄증시 1부에 상장되자마자 2개월 만에 3배 이상 폭등해 한국계 일본인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마사요시)사장이 이끄는 소프트방크와 함께 세계적인 벤처기업으로 주목받았다. 시게다사장은 주가폭등으로 손정의에 이어 일본의 두 번째 갑부로 꼽혀 왔다.

그러나 최근 휴대전화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해지며 성장의 토대가 흔들렸고 지난달 주요 월간지들은 일제히 ‘히카리통신 거품론’을 제기했다. 회사측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신규사업 개발 등에 힘을 쏟고 있으나 투자자의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는 것이 시장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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