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퍼스트레이디 모리여사]좀처럼 나서지 않는 전통적여인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38분


일본의 새 퍼스트레이디 모리 지에코(森智惠子·62)여사는 ‘현모양처형’이란 고답적인 표현에 딱 어울린다는 평.

남편이 화려한 정치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대중 앞에 나선 그의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전통적 여인상을 갖고 있기 때문. 이는 남편이 총리에 오른 뒤에도 마찬가지. 일본의 각 신문사는 그의 최근 자료사진조차 없어 기자들이 이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후문.

지에코 여사는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와 같은 해 와세다(早稻田)대학을 졸업한 동기동창생으로 국제교류 활동을 하면서 알게 돼 1961년 결혼했다.

요코하마(橫濱) 출신인 지에코 여사는 원래 수줍음이 많아 선거유세 때도 부부가 함께 단상에 오른 적이 없다. 각종 행사장에서 고개를 가장 깊이 숙이고 있는 사람이 지에코 여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

그는 선거유세장에 갈 때 반드시 빨간 재킷을 입는다. 멀리 단상의 남편이 자신을 쉽게 알아보고 마음편히 연설하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는 것. 기자가 갑자기 집에 찾아오면 있는 재료만으로 솜씨좋게 요리를 만들어내고 취재차량 운전사에게까지 차를 대접하는 등 인심이 후하다. 모리 총리도 이런 부인의 모습을 좋아해 기자가 음식을 남기면 “마누라가 모처럼 만들었는데…”라며 섭섭해한다는 것.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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