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독서금지 논란…美-英 일부학교 "성서와 배치"

  • 입력 2000년 3월 29일 19시 46분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한 기독교계 초등학교가 성서의 가르침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세계 어린이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동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독서를 금지시켰다고 영국 BBC방송이 28일 보도했다.

영국작가 조안 롤링의 이 동화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3000만부나 팔려나가면서 ‘오즈의 마법사’ ‘피터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과 같은 고전동화의 인기를 뛰어넘고 있다.

그러나 영국령 케이탐제도에 있는 세인트 매리 아일랜드 초등학교의 캐럴 룩우드 교장은 “고아인 어린 마법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이 작품의 내용이 마법사나 악마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한 성서의 가르침과 맞지 않아 독서를 금지했다”며 “학부모들도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성공회의 후원을 받고 있다.

록우드 교장은 ‘해리 포터’의 독서는 금지했지만 마법사나 악마가 등장하는 어린이 동화라도 악마가 하느님의 권능에 의해 교화되는 내용일 경우에는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이 책이 출판될 당시부터 같은 논란이 제기돼 일부 학교에서 독서를 금지했다.

그러나 작가 롤링은 자신의 작품이 “선악의 투쟁에서 선이 승리한다는 것을 가르치기 때문에 매우 도덕적”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영국에서도 이 책의 독서금지는 어린이의 상상력을 제약하는 조치라며 반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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