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미국 중산층 가정의 위선과 붕괴를 코믹하면서도 날카롭게 그리고 있다. 고교생인 딸의 친구를 사랑하는 중년의 가장 레스터(케빈 스페이시 분)와 출세지향적인 아내 캐롤린(아네트 베닝)의 혼외정사, 가정내의 소외, 동성애 등 미국 사회를 갉아먹고 있는 어두운 단면들이 가득 담겨 있다. 감독상의 샘 멘데스와 각본상의 앨런 볼은 꽤 무거운 소재를 화사한 화면과 경쾌한 리듬의 영화로 만들었다. 케빈 스페이시와 아네트 베닝, 두 주연의 눈부신 연기와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이 작품의 볼거리는 케빈 스페이시와 아네트 베닝 두 주연의 눈부신 연기와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화면. 스페이시는 딸의 친구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멋진 근육을 만들려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가 하면,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을 들으며 대마초까지 피워대는 레스터 역을 맡아 열연했다. 베닝은 비록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 후보 지명에만 그쳤지만 사랑과 출세의 궁기에 빠진 중년의 모습을 빼어나게 연기했다.
이 작품의 중산층 가정에 대한 신랄한 풍자는 미국에서도 화제가 됐다. 스페이시는 이날 시상식장에서 “극 중 레스터가 문제가 있는 인물이지만 전반적인 맥락에서는 그래도 이해할 만한 사람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2월26일 국내 개봉된 이 작품은 26일까지 서울 관객기준으로 28만여명이 관람했다.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계기로 20만명이 더 볼 것으로 보인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