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IMF총재 유력 쾰러/동서독 경제통합 맹활약

  • 입력 2000년 3월 14일 19시 10분


차기 국제통화기금(IMF)총재로 확실시되는 독일의 호르스트 쾰러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총재는 1990년대 초 동서독 경제 통합기에 크게 활약한 경제 관료 출신 인사.

그는 90년 재무부 서기관으로 재직 당시 테오도르 바이겔 재무장관의 최측근으로서 옛 동독 기업의 민영화를 입안, 추진했다. 합리적이면서도 조정력이 강한 그는 동서독이 통화를 마르크화(貨)로 통합하고 동독이 시장경제로 이행해 가는 개혁 과정에 깊숙이 간여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쾰러는 이후 서방선진 7개국(G7) 정상회담 등 국제회의를 준비하는 실무팀장으로서 국제감각을 익혔으며 92년 독일연방저축은행총재로 발탁됐다.

98년부터는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EBRD총재로 일하면서 동유럽지역의 시장경제 이행과정을 원활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쾰러는 43년 현재의 폴란드 지역에서 태어났으며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처음에는 튀비겐의 응용경제연구소에서 일하다 연방 재무부로 전직했다.

IMF총재 자리는 세계은행(IBRD)총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직과 더불어 경제분야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직책으로 여겨진다. IMF총재는 세계 각국의 외화자금수급을 조정하는 최고 책임자로서 경제 방면의 경륜뿐만 아니라 위기 관리 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국제 정치관계도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97년의 아시아 외환 위기 때만 보더라도 IMF총재는 회원국과 아시아국의 이해관계를 조절하며 위기처리를 주도했다. 미국 등이 주도하는 IMF는 국제사회의 질서를 거스르는 국가에 대해서는 지원 중단 등의 경제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

2차 대전 이후 창설된 IMF는 지금까지 7명의 총재를 배출했는데 13년간 재임한 미셸 캉드쉬를 포함해 프랑스인이 3명, 스웨덴인이 2명, 나머지는 벨기에와 네덜란드인이었다. 지금까지는 관례적으로 IMF총재는 유럽인이, IBRD총재는 미국인이 맡고 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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