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기회복 논쟁 재연…연속 마이너스 성장 논란

  • 입력 2000년 3월 14일 19시 10분


일본의 지난해 4·4분기(10∼12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로 나타난 것과 관련해 일본경제계에 경기회복에 대한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7∼9월) 1.0% 감소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자 증시전문가들과 경제분석가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GD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전분기 0.2% 감소에서 1.6% 감소로 오히려 감소폭이 커졌으며 공공투자도 크게 회복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재계는 기업의 설비투자가 3·4분기 1.6% 감소에서 4·4분기 4.6% 증가세로 돌아선 점을 들어 경기가 지난해 말 바닥을 치고 올들어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냉담한 시장 반응〓도쿄(東京)증시의 닛케이 평균 주가는 경제기획청이 GDP성장률을 발표한 13일 올들어 최대폭인 560엔이 떨어진 데 이어 14일에도 48.9엔이 떨어져 19,141.84엔에 머물렀다.

1999년도 정부 전망치(0.6% 성장)를 달성하려면 1∼3월중 2.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나 당분간 개인소비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없다. 게다가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개인소비는 더 위축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 때문이다.

다나카 나오키(田中直毅) 21세기정책연구소이사장은 “기업부문에서 소득증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국민 소비심리를 자극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경제회복’선언〓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재계는 낙관론을 편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 총리는 “올들어 경기전망이 밝다. 경기회복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일본 경단련측도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은 예상했던 것이며 1999회계연도(99년 4월∼2000년 3월) 성장률 전체가 마이너스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4·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은 연말보너스 감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설비투자 증가세야말로 경기회복의 청신호라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경제기획청장관은 17일 월례경제보고에서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선언할 계획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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