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경제제재 곧 완화"…카펫등 13년만에 수입

  • 입력 2000년 3월 14일 19시 10분


미국은 87년 이란을 테러지원 국가로 규정한 이래 취해온 이란에 대한 수입제재 조치를 처음으로 완화할 계획이라고 미 일간 유에스에이투데이가 13일 보도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는 17일 유엔주재 이란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이란 협회 모임에서 이란산 카펫과 상어알, 피스타치오 열매 등의 수입을 13년 만에 허가한다는 내용의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신문은 국무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발표할 예정인 금수 완화조치는 79년 이슬람혁명과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 사건으로 양국간 외교관계가 단절된 뒤 미국이 취하는 최대의 화해조치”라고 전했다.

이 관리는 “미국의 수입해제 품목은 이란의 외화수입에서 두번째로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들”이라며 “이는 지난달 이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모하마드 하타미 개혁파 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의 한 관리는 “이란의 외화수입 증가가 테러단체에 대한 지원과 핵무기 개발연구 자금으로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완화조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은행도 7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에 대한 금융지원을 재개할 계획이다.

세계은행 관계자들은 13일 이란의 하수 및 보건시설에 대한 차관 대출을 4월부터 허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올 초까지만 해도 세계은행의 이란에 대한 차관대출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었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조치들이 20년간 단절돼온 양국간 외교관계를 복원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인지 아직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지난해 7월 이란에 대한 미국 기업의 식품과 의약품 수출을 허용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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