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사흘째 하락…브렌트유 29달러선 거래

  • 입력 2000년 3월 12일 19시 49분


국제 유가가 10일(현지시간)에도 하락했으나 석유수출국기구(OPEC)내 강경파인 이란과 이라크가 11일 원유 조기 증산에 다시 부정적 입장을 보임에 따라 유가 안정세가 계속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10일 영국 런던 석유 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21센트 떨어진 29.08달러로 거래를 끝내 사흘 연속 하락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8∼10일 브렌트유의 하락폭은 배럴당 2달러82센트.

미국 뉴욕 상품시장의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1센트 떨어진 31.48달러를 기록, 하루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국제 유가 하락은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각료회의가 결국 증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그러나 이란의 비잔 남다르 장게네 석유장관은 11일 오만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은 아직 증산키로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구나 메흐디 호세이니 이란 석유차관은 “산유국들은 일단 2·4분기(4∼6월) 석유 수요 변화를 지켜본 뒤 9월경 증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 4월부터의 조기 증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이라크의 아메르 모하메드 라시드 석유장관도 “OPEC는 27일 회의에서 기존 산유량(하루 2600만 배럴)을 유지하기로 하게 될 것”이라며 증산 전망을 부인했다.

이에 따라 조기 증산에 긍정적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온건파와 이란 등 강경파 사이에 원유 증산 시기 및 증산량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도 출렁일 전망이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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