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伊방문 스케치]"6·25전쟁-IMF때 伊 우정에 감사"

  • 입력 2000년 3월 3일 19시 17분


유럽을 순방 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탈리아 방문 이틀째인 3일 상 하원의장 면담에 이어 마시모 달레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것으로 로마에서의 공식일정을 마쳤다. 김대통령은 4일 교황청 국빈방문에 나선다.

○…김대통령은 순방국마다 대통령 및 총리와 한번씩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이들 국가들이 내각제나 이원집정제 정부이기 때문.

김대통령은 달레마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와 북한의 수교를 환영하며 이를 계기로 이탈리아가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해주기 바란다”며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지지를 요청. 김대통령은 특히 “이탈리아정부가 북한과 수교하기 전에 우리와 사전협의를 하고 북한에도 좋은 충고를 해주고 있는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

정상회담 후 양국 외무장관은 사회보장협정과 관광협력협정을, 산업자원부장관들은 중소기업협력 공동선언과 산업디자인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 각각 서명.

○…김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라파엘로홀에서 열린 총리주최 오찬에 참석해 답사에서 “돌이켜보면 50년전 6·25전쟁 당시나 2년 전 한국이 경제위기를 맞았을 때 이탈리아는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며 “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은 이를 두고 한 말일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시.

김대통령은 또 달레마 총리가 직접 요트항해를 할 정도로 요트경기를 좋아하는 점을 의식한 듯 “지금 세계에는 변화의 격랑이 일고 있으나 이탈리아는 험한 파도를 헤치고 요트를 운항하는 달레마 총리의 지도력이 있기에 순항할 것”이라고 덕담.

○…한편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는 이탈리아 국립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을 방문해 지난해 10월 13세의 나이로 이 음악원에 수석입학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연(金昭姸)양 등 한국 유학생들의 연주를 듣고 격려. 이 음악원은 1565년 설립된 로마음악가조합을 모체로 1839년에 세워진 이탈리아 최고 권위의 음악고등교육기관.

<로마〓최영묵기자> 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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