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日 前총리 "아름다운 정계은퇴"

  • 입력 2000년 2월 29일 19시 10분


일본 중의원 8선의원인 사민당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75)전총리가 정계를 은퇴한다.

일본 신문들은 지난달 29일 무라야마 전총리가 연내에 실시되는 중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생각이며 비례대표로도 나서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공식 은퇴선언은 3일 지역구인 오이타(大分)현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고령이지만 그보다 나이가 많은 의원도 있어 일본 정계 풍토에서 보면 ‘아름다운 퇴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몸도 한계에 왔고 머리 회전도 예전만 못하다”고 은퇴이유를 들었다.

그는 1994년 6월 자민당 사회당 사키가케의 3당 연립정권이 출범하면서 총리에 올랐다. 199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에 즈음해 “많은 나라, 그중에서도 아시아의 여러 나라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이 ‘무라야마 담화’를 일본인들은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반성을 총정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초당파 방북단장으로 북한을 방문해 북-일 국교정상화교섭 재개의 길도 열었다. 도이 다카코(土井たか子)사회당당수는 “지명도가 높은 무라야마 전총리를 놓칠 수는 없다”며 은퇴를 만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의 은퇴결심은 확고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