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정당 때문에…"오스트리아 관광산업 타격

  • 입력 2000년 2월 13일 19시 35분


오스트리아가 극우 자유당의 연정참여에 반발하는 외국 관광객들의 예약 취소사태로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일간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오스트리아가 1986년 당시 쿠르트 발트하임 대통령의 나치 전력 때문에 타격을 입은데 이어 이번에는 외르크 하이더가 이끄는 자유당의 연정참여 때문에 관광산업에 ‘하이더 타격’이 밀려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스라엘 단체 관광객들은 최근 오스트리아 휴양지 레오강에서 올 여름 총 1만5000박(泊)을 묵으려던 예약을 일제히 취소했다. 벨기에 교육당국은 지난 주 오스트리아 스키장에 대한 학생 단체관광 예약을 모두 취소했다. 벨기에 관광당국은 또 오스트리아 관광지 샤에르딩에서 벨기에 관광박람회를 열지 않겠느냐는 제의도 거부했다.

알프스 산록에 있는 관광지 인스브루크도 2001년 열대의학대회를 유치해 전세계 2500여명의 의사들이 참여키로 돼 있으나 제대로 성사될 지 의문이다.

오스트리아인들은 세계 관광객들을 잡아 끄는 오스트리아의 좋은 이미지가 인종차별적인 극우 정당의 대두로 손상받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잘츠부르크주 관광국의 한 간부는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데는 10년 넘게 걸리지만 2주일 사이에 모두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스트리아의 관광수입은 국가 전체 수입의 13%를 차지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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