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제 채무불이행 급증…446억달러로 98년의 두배

  • 입력 2000년 1월 24일 19시 10분


작년 국제자본시장의 채무불이행 규모가 98년의 두 배가 넘는 446억달러로 9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뉴욕발로 보도했다.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의 조사에 따르면 국제자본시장에서 발행된 채권 중 이자나 원금이 상환되지 못한 것이 지난해 147건, 466억달러로 98년 212억달러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는 97년 아시아 경제위기로 기업들의 경영이 악화된 데다 신용등급이 낮은 미국의 신흥기업들이 무분별하게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 기업의 채무불이행이 99건, 235억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단일규모로는 에콰도르 정부 채권 66억달러짜리가 가장 컸다.

정크본드(신용도가 낮은 고금리 채권)의 채무불이행 비율도 전년보다 2.0%포인트 높아진 5.5%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석유가스업이 18건, 44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해운업은 8건, 13억달러를 차지했다. 아시아경제위기로 석유 등 에너지소비가 위축되고 국제무역이 극도로 침체됐기 때문.

미국 벤처기업들은 97년 후반부터 정크본드 기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으나 최근 들어 채무불이행에 빠지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미국 금리가 계속 오르면 신규자금 조달비용이 높아져 채무불이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국 신흥기업의 채무불이행이 크게 늘어나자 국제자본시장은 미국경제가 호황기를 벗어나려는 조짐이라고 받아들이며 신규채권발행을 억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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