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칸터 前내무 비자금스캔들 첫 희생

  • 입력 2000년 1월 18일 20시 23분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 밑에서 내무장관을 지냈던 만프레드 칸터의원(60)이 17일 연방의회 의원직을 사퇴, 독일 정계를 강타하고 있는 기민당(CDU) 비자금 스캔들의 첫 희생자가 됐다.

칸터 의원은 기민당 지도자들에 대한 사임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스위스은행계좌에서 돈을 빼내 헤센주 기민당 금고에 수백만달러를 불법유입시키고 돈의 출처에 대해 허위보고한 사실을 14일 시인했다.

칸터 의원은 90년대 헤센주 기민당 조직을 운영해왔으며 콜의 마지막 내각때 입각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기민당 당수는 18일 불법자금 유입 등에 따른 위기수습을 위해 기민당 전국 집행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쇼이블레 당수는 비자금 스캔들 폭로가 계속되면서 정치자금법을 어긴 것이 드러나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헤센주 검찰은 17일 롤란트 코흐 헤센주 주총리 등이 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로부터 1300만마르크(약 78억원)의 불법 자금이 당으로 유입된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헤센주 기민당 지도부의 사기 및 배임 혐의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한편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17일 ‘쇼이블레는 물러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기민당은 위기에 빠졌지만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기회도 갖고 있다”며 당의 면모일신을 촉구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 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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