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판 北風' 총통선거 강타…쑹추위 中서 거액수수설

  • 입력 1999년 12월 7일 00시 55분


내년 3월로 예정된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대만판 북풍(北風)’이 불어 닥쳤다.

총통 후보 가운데 여론지지율 1위인 무소속 쑹추위(宋楚瑜·57·전 대만성장)후보는 2일 지룽(基隆)시 유세에서 “내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1000억 대만달러(약 3조3000억원)를 선거자금으로 받았다는 악성소문이 난무하고 있다”며 “이는 집권당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전했다.

쑹후보측은 악성소문의 출처로 집권 국민당 후보 롄잔(連戰·63)부총통의 러닝메이트 샤오완장(蕭萬長)행정원장을 지목하면서 이를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쑹후보측은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이 차기 총통후보 가운데 쑹후보만 대륙출신인 점을 들어 “쑹후보가 당선되면 대만을 대륙에 팔아먹는다”고 지난달 비난한 것과 비슷한 공세라고 파악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롄부총통실 딩위안차오(丁遠超)대변인은 “쑹후보가 선거자금을 대량 살포하고 있다”며 자금출처에 의혹을 제기했다. 쑹후보측이 수백평짜리 비밀 선거사무실을 운영하고 호화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하는가 하면 수천만 대만달러의 방송중계권을 사들여 선거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대만 뉴스전문 케이블방송인 TVBS가 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쑹후보의 중국 공산당 자금 수수를 믿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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