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가입협상 뒷애기]6일간의 줄다리기 회담 끝내

  • 입력 1999년 11월 15일 20시 04분


엿새 동안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였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중국 주룽지(朱鎔基)총리의 개입이 큰 물꼬를 텄다. 미국측 협상팀은 당초 10,11일 이틀간 회담 일정으로 9일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10일과 11일의 협상은 진전이 없었다.

이날 밤 늦게까지 협상 테이블을 지켰던 중국측은 회담을 연장하자고 미국측에 요청했다. 미국측이 이를 받아들여 12일 협상이 재개됐다. 팽팽한 줄다리기만 계속됐다. 중국 언론은 개도국 지위로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려는 중국에 대해 미국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2일 협상도 별진전 없이 끝났다. 미국측은 중국을 떠나려 했다. 협상결렬 선언이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협상을 계속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미국 대표 샬린 바셰프스키는 13일 오전 주총리를 찾았다. 협상은 전기를 맞았다. 외신들은 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양측은 이후 두 차례 만났으나 결과는 발표하지 않았다.

14일 양측은 다시 세차례 회동했다. 이날 회담에는 중국측 협상대표 스광성(石廣生) 대외경제무역합작부장이 참석하지 않아 스부장이 모처에서 중국 지도부와 최종타결안을 조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15일 양측은 다시 회동했다. 오후 1시반경(이하 현지시간) 극적인 타결을 보았다. 오후 3시25분 스광성대표와 바셰프스키대표는 합의서에 서명한 다음 축배를 들었다.

서명식에 배석한 진 스펄링 미 대통령 경제담당보좌관은 이번 합의에 대해 ‘중국 경제개혁의 승리이자 세계경제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오후4시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은 예방한 바셰프스키대표와 반갑게 악수하며 기나긴 협상의 종결을 축하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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