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담배사, 영화 한편에 발칵…재판에 영향줄까 고민

  • 입력 1999년 11월 9일 23시 15분


영화 한 편 때문에 미국의 대형 담배회사가 발칵 뒤집혔다고 미 CNN방송이 5일 보도했다.

화제의 영화는 5일 개봉된 마이클 만 감독의 ‘내부 고발자(The Insider)’. 담배회사에서 해고된 한 간부가 TV에 출연해 회사의 비리를 폭로한 뒤 살해 위협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미 여성월간지 배너티페어 96년 5월호에 실린 기사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미국 제3위의 담배회사인 브라운 앤드 윌리엄슨(B&W)의 연구개발담당 부사장 제프리 위건드(56)가 담배에 유독물질이 많이 포함된 데 대해 회사측에 우려를 표명한 뒤 93년 해고됐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담배회사들이 이 영화를 겁내는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해배상금 청구소송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

B&W와 미국의 1,2위 담배회사인 필립 모리스, R J 레이놀즈가 마이애미주에서 공동으로 제소당한 한 사건의 보상금 총액은 3000억∼5000억달러(약 360조∼600조원)로 예상된다.

담배회사들은 이 영화를 배심원들이 볼 수 없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고 법원도 이를 승낙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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