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스팽 佛총리 “제3의 길은 非人間의 길”

  • 입력 1999년 10월 13일 19시 34분


프랑스 집권 사회당은 12일 각국 사회주의자들이 21세기에 추구할 ‘사회주의자 선언문’을 채택했다.

프랑스 사회당은 이날 당수인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승인한 선언문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주창한 ‘제3의 길’을 반박하며 정통 사회주의 노선을 고수할 것임을 선언했다. ‘보다 정의로운 세상을 향하여’란 제목의 선언문은 11월8∼10일 프랑스 파리 근교 라데팡스 국립공업기술센터(CNIT)에서 열리는 제21차 국제사회주의자대회에서 추인될 예정이다. 1951년 창설된 국제사회주의자대회는 세계 130개 사회주의 계열 정당과 기구들이 참석하는 모임으로 매년 주최국이 공동선언문을 마련한다.

▽선언문 주요내용

시장경제는 끝없는 부의 원천이지만 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인 상황을 초래한다. 시장경제는 전진을 잘 하기는 하지만 어디로 가는지 방향을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자유시장경제는 지난 20년동안 국가간에, 사회계층간에 불평등한 경제발전을 초래했다. 최근 동남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러시아의 경제위기를 통해 자유시장경제의 문제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자본주의와 자유시장경제는 일정한 규제에 의해 조정돼야 하는 비인간적인 현상이다.

보다 인간적인 사회는 이윤추구와 경제논리에 의해 모든 가치들이 결정되는 사회가 아니다.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공공서비스를 보장해주는 사회여야 한다. 그러려면 완전고용으로 돌아가야 한다.

영국의 제3의 길이 강조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국가의 각종 규제 철폐 등은 문제점이 많다. 고용불안을 일반화시키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원칙은 받아들일 수 없다. 보다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완전고용으로 돌아가야 한다. 중산층이 사회보장 분담 등을 통해 소외계층 및 서민층에 성공적 사회통합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소외계층과 서민층 중산층 3자의 ‘누벨 알리앙스(새로운 동맹)’가 필요하다.

▽영국측 반응

영국언론은 프랑스 사회당이 마련한 선언문은 6월초 블레어총리가 조스팽을 배제하고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와 함께 공동발표한 유럽사회주의자강령에 대한 보복이라고 지적했다. 더 타임스지는 11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릴 중도 좌파 지도자 정상회담에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핵심으로 하는 선언문이 채택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프랑스측이 선수를 쳤다고 보도했다. 정상회담에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 슈뢰더독일총리, 블레어영국총리 등이 참석한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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