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학상 수상자 공적]전자기력-弱力 상호작용 증명

  • 입력 1999년 10월 12일 23시 03분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네덜란드인 제라드 토프트(53)와 마틴 벨트만(68)은 사제간.

두 사람은 71년 전자기력과 약력(弱力)을 통일시킨 표준이론을 증명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하게 됐다.

자연계에는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强力) 등 네가지 힘이 존재한다. 이중 전자기력과 약력의 상호작용을 밝힌 표준이론은 67년 미국인 와인버그가 처음 발표했다. 1년후 파키스탄의 살람이 비슷한 이론을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과 미국인 글라쇼는 이 공로로 79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와인버그의 이론은 물리학적으로 완벽하게 증명되지 않아 학자들이 논문에 인용하기를 꺼려왔다.

71년 네덜란드 우트레흐트대 교수였던 벨트만은 대학원생인 토프트에게 “와인버그의 이론을 증명해보라”고 권한다. 토프트는 몇달간 고심 끝에 이 이론을 증명했고 공동으로 논문을 발표했다.이 논문이 이번에 이들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것.

토프트의 논문은 매우 어려워서 이해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이를 알기 쉽게 설명한 사람이 바로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주인공인 한국인 물리학자 고 이휘소(李輝昭)박사.

고등과학원 김정욱(金正旭·입자물리)원장은 “뉴욕주립대 교수로 있으면서 72년 프랑스 파리 교외의 고등입자연구소에 안식년으로 와있던 이박사는 토프트의 논문을 명쾌하게 설명해 물리학계에서 인정받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박사가 77년 교통사고로 사망하지 않았다면 이번에 이들과 함께 노벨상을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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