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백남순외무상 訪美결산]외무회담등 행보활발

  • 입력 1999년 9월 29일 19시 31분


북한의 백남순(白南淳)외무상이 12일간의 뉴욕방문을 마치고 28일 미국을 떠났다. 당초 10월3일께 떠날 예정이었던 그가 귀환일정을 앞당긴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 외교책임자로는 92년 김영남(金永南)외교부장 이후 7년만에 유엔총회에 참석, 국제외교무대에 선 그의 방미는 베를린 북―미회담 타결과 미국의 대북제재완화 발표 직후에 이뤄져 북한의 개방의지가 예상보다 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덴마크 싱가포르 핀란드 호주 등 10여개국 외무장관과의 연쇄회담, 미 외교협회(CFR)초청연설, 미국의 소리(VOA)방송출연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특히 북―미 고위급회담 기간중 미사일 발사실험을 중단하겠다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 발표를 직접 재확인해 미국측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그러나 미사일실험 유보를 제외한 발언들은 북한의 기존입장을 되풀이한 것이어서 그의 활발한 행보가 외견적 제스처에 불과했다는 해석도 낳았다.

백외무상의 발언을 분석해온 주미 한국대사관 당국자의 설명에 따르면 비공개로 진행된 미 외교협회 연설은 오히려 한국과 미국에 대한 북한의 적대감을 그대로 노출해 참석자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백외무상은 금강산 관광과 활발해진 남북 경제교류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가 최악의 지경에 있다”고 규정, 되도록 한국과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그가 밝힌 남북정상회담 가능성도개최쪽에무게가실렸다기보다는개최가안되는책임을 남쪽에 전가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미간 최대현안인 미사일 문제에서도 VOA회견을 통해 미사일 개발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못박아 향후 북―미협상의 한계선을 미리 그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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