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끝난 동티모르 표정]3명 피살…출국 방해

  • 입력 1999년 8월 31일 23시 16분


지난달 30일 실시된 독립찬반 주민투표에서 독립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티모르에서 점차 혼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30일 투표가 끝난 뒤 유엔 관계자 3명이 피살된 데 이어 31일에는 친인도네시아계 민병대가 독립찬성 주민들의 출국을 강제로 저지했다.

31일 동티모르의 주도인 딜리의 공항에는 투표결과가 발표되기 전 동티모르를 빠져나가려는 주민들과 외국인들로 큰 혼잡을 이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표가 동이 나 발길을 돌려야 했으며 외국으로 가는 선박운항도 잠정 중단됐다.

딜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아이타락 민병대는 “독립에 찬성한 것으로 보이는 학생들과 정치인들은 떠날 수 없다”고 밝힌 뒤 딜리의 공항과 항구로 가는 도로를 막고 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아이타락민병대는 이날 딜리에서 소속대원 1명이 숨진채 발견되자복수하겠다며 무장을 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등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날 남서부 말리아나에서도 민병대가 대학 기숙사 등 2곳을 습격해 2명이 다쳤다. 민병대는 인근 글레노 마을에서 유엔의 투표함 수송차량과 직원 150명을 포위했다가 몇시간만에 풀어줬다.

호주감시단 단장인 팀 피셔 전호주총리는 30일 오후 남서부 글레노 마을에서 투표가 종료된 뒤 유엔 관계자 3명이 피살됐다고 말했다고 미 ABC라디오방송이 31일 전했다.

알리 알라타스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동티모르 유권자들이 독립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면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의 잠정통치권을 유엔에 넘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딜리〓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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