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홍콩영화 최고는 「영웅본색」…홍콩언론 선정

  • 입력 1999년 8월 26일 20시 14분


20세기 홍콩 영화의 최고봉은 저우룬파(周潤發) 주연의 ‘영웅본색(英雄本色)’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문회보와 홍콩라디오방송이 선정한 ‘20세기 홍콩영화 베스트 10’ 행사에 참가한 3만1000명의 투표결과다.

88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캄보디아 내전을 피해 화교들이 홍콩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지하조직 내의 암투와 사랑을 그렸다. 이 영화의 히트를 계기로 홍콩 영화는 무술영화 일색에서 벗어나 총격전을 소재로 한 영화, ‘창잔피엔(槍戰片)’의 전성시대를 맞는다.

2위인 ‘가을날의 동화(秋天的童話·87년)’는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두고 일어난 해외이민 붐을 그린 영화로 주역은 역시 저우룬파.

70년대 홍콩 경제개발시대의 노동자들의 힘겨운 삶을 그린 영화 ‘반근팔량(半斤八兩·76년)’이 3위였으며 명(明)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극 ‘제여화(帝女花·59년)’는 공산화된 중국을 탈출해 무작정 홍콩에 정착했던 장년 노년층의 표를 휩쓸어 4위에 올랐다.

5위 ‘천녀유혼(仟女幽魂·86년)’은 홍콩 경제의 비약기인 80년대 홍콩인의 꿈과 환상을 그린 귀신영화며 쿵후의 달인 리샤오룽(李小龍)이 활약하는 ‘정무문(精武門·72년)’은 6위를 기록했다.

‘여인사십(女人四十)’ ‘도신(賭神)’ ‘가련한 천하의 부모마음(可憐天下父母心)’ ‘신불료정(新不了情)’이 차례로 베스트 10에 들었다.

홍콩 영화평론가 천칭웨이(陳淸偉)는 “이들 영화는 각기 한 시대의 사회상황과 당대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반영한 것으로 홍콩인들이 오래 기억할 명작들”이라고 평했다.〈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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