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軍 현대화 작업 '잰걸음'…전면전 전략 수정

  • 입력 1999년 8월 25일 19시 34분


중국의 경제발전에 발맞춰 중국군에 대한 현대화 작업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인해전술(人海戰術)이란 단어가 상징하듯 중국군은 1949년 건국 이후에 인구와 국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인민전쟁’ 전략을 중시해 왔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70년대 중반부터 탈냉전 등 안보환경이 변화하자 85년 5∼6월 확대회의를 열고 조기전(早期戰) 전면전 형식의 핵전쟁에 대비하던 종전 방침에서 벗어나기로 결정했다.

대신 국경 지역의 소규모 분쟁이나 제한적 국지전을 예상한 ‘유한국부전쟁(有限局部戰爭)’전략을 채택하고 병력감축과 화력 기동력 장거리 등 타격 능력에 중점을 둔 국방 현대화 계획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85∼87년에 병력 100만명을 줄였으며 내년까지 50만명을 추가로 감축해 전체 병력을 250만명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대군구(大軍區)를 11개에서 7개로, 36개 야전군을 24개 집단군으로 재편했다. 집단군은 군단급으로 지상공격 화력지원 전투지원 군수지원의 4대 체계 아래 전차 포병 방공 화학 등의 혼성부대를 운용한다.

대군구마다 창설된 ‘권두(拳頭)부대’와 후베이(湖北)성에 있는 제15공수군단은 국지전 발생시 가장 먼저 투입되는 신속 대응군으로 예산과 첨단장비를 최우선적으로 지원받고 있다.

중국 해군의 전략은 ‘적극적 근해(近海)방어’로 표현되는데 ‘근해’범위에 전관경제수역(EEZ)은 물론 남사군도와 괌까지 포함되며 해상통제와 차단이 주임무여서 주변국의 경계대상이다.

중국군 수뇌부는 91년 걸프전에서 나타난 미국의 첨단무기와 치밀한 작전계획에 자극받아 93년부터 ‘고도의 기술조건 아래서의 국부전쟁’전략을 세우고 실제 군사훈련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5월 발생한 미국의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사건은 중국 군부의 발언권을 크게 높이고 군 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이 최근 핵잠수함에서 발사가 가능한 사거리 8000㎞의 둥펑(東風)31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사거리 1만㎞인 둥펑41 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은 군 현대화의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러시아도 지난해 8월 ‘2005년까지의 군 발전에 관한 국가정책 개념’을 채택하고 편제조정, 지휘체계 간소화, 병력감축, 신형 무기체계 개발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군 개혁은 몸집을 줄이고 첨단무기를 개발, 현대화된 강군을 지향하고 있어 일본의 군비증강 움직임과 함께 동북아 지역의 긴장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한중 국방장관 회담을 계기로 우리가 주변 4강(强)과의 균형적인 군사외교 못지않게 국방개혁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런 배경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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