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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8월 18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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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옐친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기순위 1, 2위인 프리마코프와 유리 루슈코프 모스크바시장의 연대는 정계를 흔들어 놓았다. 좌파인 ‘농업당’과 지방단체장들의 모임인 우파 ‘러시아의 목소리’의 상당수 회원이 프리마코프 지지를 선언했다.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는 프리마코프―루슈코프 연합을 12월19일 총선과 내년 7월 대선에 돌풍을 몰고올 ‘드림팀’으로 17일 소개했다. 옐친 이후 뚜렷한 지도자가 없는 상황에서 경험과 이상을 갖춘 지도자와 지역명망가가 한데 모여 새 희망을 러시아인에게 제시할 것이란 분석이다.
심지어 프리마코프가 집권할 경우 러시아는 현재보다 안정적이 될 것이지만 반서방적 경향을 띨 것이라는 예측도 하고 있다.
‘조국―모든 러시아’당을 중심으로 한 연합체에는 자금과 언론을 등에 업은 루슈코프를 비롯해 블라디미르 야코블레프 상트페테르부르크시장, 민티메르 샤이미예프 타타르공화국대통령 등 강력한 지역단체장들이 포진해 있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총선 이후 대선정국에 접어들면 연합이 깨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프리마코프는 총리 재임시절 중앙집권론을 주장해 지방단체장들과 대결한 적이 있다. 야심가인 루슈코프와 프리마코프가 갈라설 여지도 많다.
프리마코프와 루슈코프는 일단 대선후보―총리 또는 대통령―부통령 방식의 역할분담에 합의한 것 같다. 프리마코프가 17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내각에 넘기고 부통령제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같은 역할분담론과 관계 깊다. 프리마코프는 옐친과 그 패밀리가 필사적으로 견제할 소지를 없애기 위해 전임대통령의 안전을 보장하는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다.
세 불리를 의식한 우파측은 세르게이 키리옌코 전총리와 제1부총리 출신의 아나톨리 추바이스, 보리스 넴초프 등이 연대를 선언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