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소렐회장, 경영혁신 성과급 672억원 「돈벼락」

  • 입력 1999년 8월 17일 19시 19분


영국의 공기업 회장이 경영혁신에 성공해 5600만달러(약 672억원)라는 기록적인 보너스를 받게 됐다. 끊임없는 경영혁신과 구조개혁으로 화제를 모아온 세계 제2위의 광고그룹 WPP의 회장 마틴 소렐(54)이 주인공. 이 금액은 영국 공기업 역사상 최고액 보너스다.

소렐회장은 WPP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나 급증한 데 따라 이같은 거액을 챙기게 됐다. 소렐회장 밑의 임원 14명도 모두합쳐 50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는다. 이는 그룹 순이익이 늘어나면 회장과 임직원들에게도 이익을 주는 사내 ‘인센티브 제도’에 따른 것.

소렐회장은 5600만달러에 해당하는 WPP 주식 600만주를 다음달에 받는다고 영국 더 타임스지 등이 17일 보도했다. 나아가 향후 5년간 비슷한 성과를 계속 올리면 그는 임원진과 함께 1억달러(약 1200억원)의 천문학적인 보너스를 추가로 받게 된다.

BBC방송은 ‘혁신경영의 대명사’로 불려온 소렐회장의 엄청난 성과급은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며 폐쇄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에 안주해온 영국의 공기업 경영문화에 큰 충격을 주고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렐의 ‘경영 쿠데타’는 그가 회장에 취임한 이듬해인 87년에 시작됐다. 그는 임원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광고회사 제이 월터 톰슨(JWT)을 인수, 89년에인수한오길비앤드매더에JWT를합병한뒤 주력 분야를 나누어 경쟁력을 키웠다.

92년에는 사원복지를 위해 전세계 자회사를 컴퓨터로 연결해 의사 진료를 받도록 하는 인터넷 원격진료시스템을 도입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97년에는 업계최초로 전체 임직원(2만2000명)을 상대로 하는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광고잡지 편집인과 독자들의 컴퓨터 채팅에 스스로 참여해 회사를 홍보하는 등 일반 기업 총수들과는 크게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스테판 바이어 영국상공장관은 “글로벌 경제시대에서 이윤을 창출한 경영자에게 보상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