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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6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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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30만명의 인파가 몰려드는 샹젤리제거리에 맥도널드 버거킹 같은 패스트푸드점에다 플래닛 할리우드 식당, 디즈니 스토어 등 미국계 업소가 속속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지는 최근 샹젤리제를 미국식 생활양식이 정착된 거리라고 표현하면서 두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2일 문을 연 미국의 캐주얼웨어전문점 GAP과 미국화에 맞서 전통을 고집해온 정통 프랑스식 식당 푸케스의 임시 휴업이 바로 그것.
5500만프랑(약 99억원)이 투입된 GAP에 들어서면 뉴욕에서 직수입한 최신 랩송이 흐르는 가운데 유니폼을 입은 100여명의 점원들이 유창한 영어로 고객을 맞는다. 80년대 집권 사회당 엘리트들의 단골식당으로 명성을 날렸던 푸케스는 8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간다. 올해 빚더미에 올라앉은 푸케스를 인수한 뤼시앙 바리에 그룹은 두달동안 3000만 프랑을 들여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한뒤 식당을 관광객 전문 식당으로 바꿀 계획이다.
값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디오르 에르메스 랑방 등 고급 상점들이 샹젤리제를 떠나면서 빈 점포가 늘어나자 파리시청은 94년 2억4000만프랑을 들여 샹젤리제거리를 재단장했다.
그러나 정작 늘어난 것은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들을 상대로 하는 미국계 박리다매식 점포들이었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프랑스 캐주얼웨어체인점 나프나프나 지난해 다시 입점한 루이뷔통도 음악을 틀거나 가게 전면을 유리로 꾸미는 등 미국식 흉내에 열심이다. 프랑스 시사주간지 르 푸엥도 샹젤리제가 미국식 쇼핑몰로 변했다고 개탄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